[연속기고] 여성 안수와 교회 성범죄 간 상관관계 (뉴스앤조이 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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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25-07-29 13:23 / 조회 1,314 / 댓글 0본문
지난 2025년 7월 7일에 본인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기독교반성폭력센터' 에서 "교회 여성 노동자 젠더 폭력 실태조사 보고서" 발표회를 하였다. 한국여성재단의 후원으로 교회에서 목사, 전도사, 간사, 사무직을 비롯해서 교회 내에서 임금을 받고 있는 20세 이상 여성 노동자 37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그 결과 상당히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합동,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독립 교단을 대상으로 한 '교단별 피해 유형/성희롱' 부분에서, 예장합동이 1위를 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10개의 항목을 물었는데 그중에 무려 예장합동이 7개 항목에서 1위를 하였다. 특히 '성경험 질문, 유포' 부문은 타 교단의 세 배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 1위를 점했다. 그리고 교단별 '피해 유형/성폭력' 부분에서는 다섯 개의 항목 중 3개에서 1위를 하였고 나머지 두 항목도 2위를 차지하였다.
1위를 한 항목 중에서도 압도적 1위인 항목은 '신앙과 권위를 이용한 성관계 강요'와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한 성관계 강요'이다. 그리고 성희롱의 반복 여부를 묻는 항목에서 '2회 이상 반복 혹은 지속한다'는 부분에서도 압도적 1위를 차지하였다. 성희롱 피해 장소도 90%가 교회에서 일어났고, 나머지 10%는 전화와 같은 통신매체를 통해 일어난다고 응답했다. 성폭력 행위 재범에서도 예장합동은 100%라는 심각한 결과가 나왔다.
성희롱 행위자의 경우 타 교단과 순위가 달랐다. 타 교단은 1순위가 교인, 2순위는 담임목사, 부목사 혹은 장로 등인 반면 예장합동은 1순위 부목사(40%), 2순위 담임목사(30%)였다. 그리고 성폭행 행위자도 다른 교단은 교인과 목사가 섞여 있는 반면 예장합동은 100% 목사였다(부목사 66.7%, 담임목사 33.3%). 위의 내용은 보고서 내용 중 일부를 요약한 것이다. (평등한 교회 안전한 일터: 교회 여성 노동자 젠더 폭력 실태조사 보고서, 기독교반성폭력센터, 2025.)
이 연구 결과를 보면 예장합동 다른 교단에 비해 성희롱과 성범죄에 매우 취약한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남성 목사들이 이런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교단과 달리 100% 남성 목사에 의해서 범죄가 저질러진다는 결과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 조사에서 교회 내에서의 성희롱·성폭력의 발생 원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의 응답에 다 담겨 있다. 응답자들이 교회가 성범죄 발생 이유로 지목한 것은 1위가 교회의 가부장적 문화이고, 2위가 목사의 제왕적 리더십이고, 3위가 성차별적 신학과 성경 해석이다. 즉, 교회의 남성 중심적인 가부장 문화와 남성 목사가 교회를 지배하는 제왕적 구조, 그리고 여성을 차별하는 문화와 성경 해석이 교회 안에서 성범죄가 일어나기 쉬운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예장합동은 여성 안수를 금지하고 남성만 목사가 될 수 있게 법으로 규정하고 있기에 교회의 모든 제도와 신학과 문화는 다른 교단보다 더 남성 중심적이고 가부장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여성 안수 불가를 교단의 절대 불변의 진리라고 주장하고 있기에, 예장합동의 신학은 여성을 남성과 존재적, 영적, 사회적으로 동등하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500여 년 전에 칼빈은 여성과 남성은 존재적, 영적으로는 동등하지만 사회와 교회 영역에서는 동등하지 않다고 주장하였는데, 이것을 아직도 진리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예장합동 교회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남성 목사와 여성 사역자라는 위계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남성이라는 존재적 우월의식과 목사라는 직책이 주는 권위가 존재적으로 열등한 여성이 전도사나 간사와 같은 낮은 직책을 맡고 있기에 위계에 의한 성범죄가 일어나기 쉬운 환경이 된 것이다. 조사 결과에서 보듯이 여성 안수를 하는 4개의 교단에 비해 여성 안수를 인정하지 않는 예장합동에서 성희롱과 성폭력이 많고, 범죄가 주로 목사에 의해 저질러진다.
성범죄가 발생했을 때 예장합동의 재범률이 타 교단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것도 문제다. 특히 성폭력의 재범을 묻는 항목의 경우 예장합동은 재범률 100%이다. 반면에 기장은 재범률이 0%이고, 그다음으로 재범률이 적은 예장통합은 20%가 조금 넘는다. 이런 결과는 여성 목사의 비율과 상관관계를 가진다. 예장합동은 여성 목사가 0%인 반면, 기장은 여성 목사가 약 15.4%로 국내 교단에서 가장 높고, 그다음이 예장통합으로 13.5%이다.
이를 다른 교단까지 확대해서 보면 감리교는 여성 목사 비율이 5.4% 정도 되는데, 교단 내 성폭력 재범률은 40%이며, 기성은 여성 목사 비율이 2.5%인데 재범률은 50% 정도 된다. 독립 교단은 여성 목사가 5~10%로 추산되는데 재범률은 65% 정도이다. 다양한 교단이 섞인 독립 교단을 제외하면, 이 조사에서 여성 목사의 숫자와 성폭력 재범률의 상관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여성 목사 비율이 높을수록 재범률이 낮다는 것이다. 이것은 여성 목사가 없는 예장합동은 재범률 100%이고, 여성 목사가 가장 많은 기장의 재범률이 0%라는 결과는 교회의 성 윤리와 여성 안수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 주는 예이다.
이렇게 여성 안수와 교단의 성범죄 재범률이 상관관계를 갖는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로, 예장합동은 목사가 전부 남성이기 때문에 성범죄를 가해 목사의 관점에서 해석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성범죄를 범죄가 아닌 실수로 보는 경향이 있다. 범죄가 일어난 경우 피해 여성의 피해 복구와 남성 목사의 처벌에 관심 갖기보다는 이 문제를 잘 덮어 실수한 남성 목사를 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예장합동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가 면직당한 경우는 거의 없다. 전병욱 목사가 가장 좋은 예이다. 얼마 전에도 인천의 한 교회 목사의 아들 목사 사건도 실형을 선고받았음에도, 교단은 그를 면직하지 않고 목사직을 유지한 채로 교단을 탈퇴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었다.
둘째로, 교회와 노회와 총회가 성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이유는 여성 목사와 장로가 없어서이다. 여성 목사와 장로가 세워지면 교회와 노회와 총회의 회원으로 참여하고 성범죄 피해자의 피해 복구와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이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도록 목소리를 내고 실행할 수 있다면, 성범죄를 처벌하지 않고 넘어가는 일은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여성 목사 비율이 높고 총대 비율이 10% 정도 되는 기장 교단에서 성범죄 재범률이 0%라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므로 여성 안수는 단순히 여성 목사와 장로라는 직분을 주는 문제가 아니라 교단의 성범죄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일이다. 남성 목사 중심으로 바라보던 성범죄를 피해자와 여성의 관점으로 봄으로써 교회 내의 성범죄를 공정하게 처벌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교회 내의 성 윤리를 정의롭고 상식적으로 세우는 일이다. 합동 교단에 여성 목사가 있어야 남성 목사들이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박유미 / 기독교반성폭력센터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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