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고] 바울의 '남녀 동등성과 상호 존중' 가르침은 여성 안수의 신학적 근거 (뉴스앤조이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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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24-11-15 11:47 / 조회 236 / 댓글 0본문
현재 한국 장로교단 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고신·합신 등의 교단에서 여성들에게 집사, 장로, 목사 안수를 시행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교단들은 현재까지 여성 집사, 여성 장로, 그리고 여성 목사가 없다. 이런 교단들은 자신들의 전통을 고수하고, 자신들이 진리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모습은 가톨릭 교회에서 여성 사제를 거부하는 것과 매우 흡사해 보인다.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지향하며 살아가면서 도대체 무슨 이유와 근거로 교단들은 여성 안수를 거부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여성 안수를 거부하는 근거로 제시하는 신약성서 구절들은 이미 그 구절들이 여성 안수를 거부하는 것이 아님을 많은 성서학자들이 연구 결과로 제시하였다. 하지만 이런 교단들은 어찌 보면 성서의 근거가 불분명한데도 거의 무조건적으로 여성 안수를 끈질기게 거부한다. 교단들이 보다 솔직하게 교회 안에서 여성들이 남성들과 동등하게 리더십 발휘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하면 될 것을, 그렇게 해서 여성들을 차별하고 남성들이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면 될 것을, 그냥 숨기고 있다. 결국 속내가 다 드러나 보이는 거짓말을 하며 가장 성서적으로 말하는 것처럼 위장한다. 성서적 근거를 제시하지만 이 교단들은 한마디로 말하면 정직하지 못한 것이며, 매우 비겁한 행동을 서슴없이 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 사회 속에서 참으로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다.
이미 여러 사람이 말했지만 한국 개신교 안에서 여성 목사 안수 문제는 단순히 성경 해석과 관련된 문제라기보다는 한국 전통문화 속에 깊이 뿌리내린 남성 중심 및 남성우월주의에 기초한 가부장제도의 사회·문화적 배경에 기초하고 있다. 남성우월주의는 지구상의 어느 곳에나 존재하는 보편적인 현상으로 사라져야 할 사회문제이지만, 한국 사회 문화 속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일상적 현상으로 여성의 종교·사회·문화적 역할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런 점에서 여성 목사 안수를 반대하기 위하여 신약성서를 근거로 제시하는 교단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의 증거를 제시하려고 성서 해석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솔직하고 정직하게 여성이 교회 안에서 리더십 갖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야 옳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여성 목사 안수를 교단이 반대하는 것은 교회 안에서 여성을 혐오하고 배제하며, 성적 차별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가장 명백한 성차별의 증거이다. 교회 안에서 우리 사회의 여성 차별, 즉 여성 혐오와 배제 및 여성 비하의 실상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런 실상은 한국의 전통적인 가부장적 남성 중심의 문화에 깊이 뿌리 박고 있는 가슴 아픈 역사의 흔적이다. 이런 흔적이 교회 안에도 뿌리를 내려 여성들을 차별하며, 교회 안에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여성들이 그 일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배제하고, 원천적으로 결정권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여성 안수를 반대하며 박탈하는 것이다.
이런 남성 중심의 사회·문화적인 배경을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한국교회 안에서 여성 차별은 매우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하지만 아무도 의식하지 못하고 당사자인 여성들 스스로도 그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매우 심각한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이런 상황은 이미 교회 안에서 철저하게 사전 학습되어 피교육자인 여성 자신들도 의식하지 못한다. 이런 상태에서 반복 학습된 여성 차별은 교회 안에서 여성의 리더십 배제와 차별로 이어지며,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인식된다. 그 심각한 상태는 여성이 교회 안에서 목사에게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을 당한 경우에도 그것을 심각한 범죄로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감추려 하고, 피해 당사자인 여성의 잘못으로 몰아가거나 윽박지르는 폭압적인 현실에서 똑똑히 엿볼 수 있다.
예장합동·고신·합신 등의 교단들이 여성 목사 안수를 반대하는 이유는 신약성서의 가르침을 살펴볼 때 납득하기 매우 어렵다. 여성 목사 안수를 반대하는 교단들은 여성 혐오와 배제및 차별이라는 심각한 범죄를 교단이 앞장서서 저지르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성 목사 안수를 반대하는 것은 곧 교회가 여성을 존중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혐오하고 차별하여 교회의 사역에서 배제하는 것이다.
이런 일은 여성을 비하하며 혐오하는 일, 그 자체일 뿐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니다. 교단들이 보다 정직하게 성서의 가르침을 따라야 하지만 현실을 부정하고 눈먼 상태로 교회를 이끌어가려고 시도한다. 이런 그릇된 시도는 결국 거대한 반대의 물결 속에서 교회 존재 자체도 위태롭게 하고 교회 안에서 성차별을 적극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그러므로 교단들은 진지하고 성실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아래 물음에 대답해야 하며, 그 결과에 따라 신실하게 행동해야 한다.
신약성서의 구절들과 함께 여성 리더십에 대하여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교단들은 바울의 가르침을 적절히 올바르게 이해한 결과인가? 아니면 복음을 왜곡하고 성서를 잘못 해석한 결과로 여성 안수를 반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여성 안수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교단들은 단순히 성서의 몇 구절과 관련된 것인가? 아니면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의 사회 문화적 관습 속에서 이루어진 남성우월주의 또는 여성 비하와 멸시라는 인류의 보편적인 화석화된 문화유산과 깊이 관련되어 있는 것인가?
복음서가 기록될 당시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일반적으로 열악하여 사람으로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하며 살고 있었다. 물론 이런 여성 차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고대로부터 내려온 인간의 그릇된 문화유산이다. 예수 당시의 여성은 일반적으로 어떤 사건과 관련하여 법정에서 증인의 자격으로 설 수 없었다. 당시 사회적 관습이 여성의 법정 증인 역할을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여성과 아이 및 노예는 사람의 숫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사람의 숫자에 포함되어 계산되는 것은 오직 자유인인 성인 남자들뿐이었다. 여성들은 비록 자신이 가족에 속해 있지만 가족의 족보에 이름이 기록될 수도 없었다. 물론 역대상 3:1-10처럼 예외적으로 여인의 이름이 족보에 나오기도 한다.
여성 목사 안수를 반대하는 교단들은 바울이 갈라디아서 3:26-28에서 가르친 "모든 그리스도인의 평등한 정체성"을 분명히 이해하고 실천해야 한다.
"너희가 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으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와 합하기 위하여 세례를 받은 자는 그리스도로 옷 입었느니라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바울은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믿음을 갖고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것이 실제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 가장 간략하면서 매우 강력하게 교훈하고 있다. 그리스도인이 된 남녀는 성별에서 차이가 없고 평등하고 동등하다는 남녀 동등성은 바울 사상에서 그의 여성관을 보여주는 기본 틀이다. 바울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은 어떤 차별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것은 당시 상황에서 혁명적 사상이다. 특히 남녀의 차별이 로마와 그리스 사회에도 존재했지만, 유대인 사회 속에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었다는 것을 당시 유대 문헌이 다양하게 증거하고 있다.
바울의 남녀 동등성과 상호 존중의 사상은 당시 여성들이 교회 안에서 남자들과 동등하게 일할 수 있도록 실천적인 행동으로 옮겨진 것을 알 수 있다. 바울은 당시 교회 안에서 여성 리더십에 제약을 두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오늘날 우리 사회와 문화 및 종교 속에서 남녀 차별의 의식은 화석화된 태고의 가치관으로 아직도 살아서 꿈틀거리며 세대를 거쳐서 조금도 변하지 않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예장합동·고신·합신 등의 교단들은 복음서의 기자들과 바울이 당시 여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그들과 관계를 맺었는지 성서 본문을 다시 꼼꼼하게 살피고 확인하여 성차별적 교회의 상황이 되지 않도록 여성 목사안수를 적극 시행해야 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남성과 여성이 차별 없이 동등하다는 바울의 선언을 올바로 이해한다면 성차별이 극심한 한국 사회와 문화 속에서 합동·고신·합신 교단은 무엇보다도 교회 안에 존재하는 남녀의 차별을 적극적으로 없애며, 그 첫걸음으로 여성 목사안수를 시행하여 성평등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
한국 개신교의 여성 리더십이 성서의 가르침에 근거한 것이기보다는 한국의 전통적인 가부장적 문화와 남성우월주의 역사 속에 뿌리박혀 있는 성차별적 사상에 근거한 것이라면 진지하고 정직한 반성과 함께 여성 목사 안수를 행동으로 실천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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