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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 발 앞으로 나갔지만, 아직 갈 길이 너무나 먼 교단 총회 (뉴스앤조이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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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24-10-15 11:41 / 조회 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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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혁실천연대는 매년 교단 총회 시즌이 되면 참관 활동을 진행한다. 참관 활동을 진행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교단 총회가 여전히 비민주적이고 폐쇄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올해 개혁연대의 간사로서 처음 총회 참관 활동에 참여했다. 그중 현장에서 참관했던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통합 양대 교단의 참관기를 적어보려 한다. 

 

장로회 양대 교단은 서로를 한국교회의 '장자 교단'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크고 교계에 미치는 영향 역시 막대하다. 두 교단의 총회는 과거 <뉴스앤조이> 등 여타 기독 언론에서 보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첫날 향한 곳은 울산의 우정교회로, 예장합동 총회가 개회되는 곳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마주한 첫 모습은 마치 1970년대로 돌아간 듯한 기괴한 풍경이었다. 검은 정장을 입은 중년, 노년의 남성들과 하얀 블라우스를 입고 허리를 숙이는 여성들의 대비가 정말 이상해 보였기 때문이다. 발걸음을 옮겨 교회 앞으로 향했다. 언제나 그렇듯 각자의 의제를 가지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총대들은 들을 의지가 없는 듯했다. 마치 거대한 경계선이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본척만척하며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예장합동 총회의 주목할 만한 헌의안은 '여성 강도권'과 '목회자 정년 연장'안이었다. 기각될까 봐 걱정했던 '여성 강도권'안은 통과되어 내년 총회에서 헌법 개정안으로 다시 다뤄질 예정이다. 여성 안수라는 대장정의 출발점에 선 것이다. 문제는 '목회자 정년 연장'안이었다. '노회에서 조정하라'는 어처구니없는 안이 얼렁뚱땅 날치기로 통과되려는 순간, 총대들의 강한 저항으로 결국 부결되었다. 

 

다음 날, 간사 한 분을 울산에 남겨두고 예장통합 총회가 개회되는 창원의 양곡교회로 향했다. 이곳의 인상은 예장합동과 약간 같으면서도 달랐다. 다른 점은 안내자의 성별이 다양했다는 것이고, 같은 점은 여전히 총대 대부분이 중년 이상의 남성이었다는 사실이다. 예장통합 총회가 열리는 양곡교회는 예장합동 총회가 열리는 우정교회보다 더 삼엄했다. 입구에서부터 신분을 확인했으며, 교회 곳곳에 '출입 금지' 푯말이 붙어 있었다. 외부인의 참관은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화면으로만 가능했으며, 교단지 등 일부 언론을 제외한 언론의 출입 역시 금지되었다. 

 

예장통합 총회의 주목할 만한 헌의안은 '세습금지법 폐지'안과 김의식 목사의 거취 문제였다. 개회 예배가 끝나고 총회가 시작되기 직전 회의장 안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김의식 목사가 연단에 오른 것이다. 많은 총대가 그가 강대상에 오르는 것을 저지했다. 그러자 그는 '건강이 좋지 않다'는 개인적인 이유를 들어 총회 진행을 부총회장에게 맡겼다. 그러나 의사봉을 두드리는 일은 잊지 않았다. 그렇게 그가 도망치듯 회의장을 빠져나간 후에야 임원 선거 등 회의가 진행될 수 있었다. 그리고 이튿날 오후 회의 중 '세습금지법 폐지'안이 상정되었다. 총대들은 다시 한 번 웅성거렸다. 일부 찬성 의견도 있었으나, 많은 총대가 반대에 손을 들어주었고, 결과적으로 부결되었다. 

 

예장합동과 예장통합의 총회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하시면 예하십시오'라는 교회에만 존재하는 '천연기념물' 같은 회의 방식은 절차적 정당성과 민주성이 결여되어 있으며, 최소 2박 이상 진행되는 긴 회의 시간은 직장에 다니는 평신도 총대들의 참여를 제한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한국교회의 절반에 해당하는 여성의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예장합동 총회에서는 인사하러 온 이웃 교단의 여성들에게조차 마이크를 내어주지 않았다. 

 

제대로 된 방청 시스템이 없는 것 역시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국회와 법원 등 국가기관조차 방청 신청을 받아 현장에서 진행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폐쇄적인 운영이라고 할 수 있다. 

 

아쉽고 안타까운 점들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회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였다면 입 밖으로 꺼내지도 못했을 여성 강도권이 통과되었고, 성 비위 총회장이 회의 진행하는 것을 막아 냈기 때문이다. 정말 미약하고 작은 발걸음이지만, 진보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진보는 많은 이의 참여와 관심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총회와 한국교회가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고, 민주적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할 것이다.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 모두 힘을 내어 함께 걸어가야겠다. 

 

백현빈 / 교회개혁실천연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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