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 정관 제정 운동을 주도해 온 백종국 교수는, 교인들에게 모든 주권이 있다는 민주적 원칙이 개신교회의 기본 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장로교 헌법은 스코틀랜드 장로교 전통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스코틀랜드 장로교 전통은 노회에서 목사를 파송하고 개교회에서 수락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목사의 거취를 노회에서 결정한다는 취지는 아니다. 한국의 권위주의적인 문화와 뒤섞여 목사의 거취는 노회에서 결정한다는 논리로 왜곡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판결이 교회를 민주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 준다고 평했다.


백 교수는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로 권위주의적 사제주의를 지적했다. 성직자와 일반 교인과의 구분이 성직자에게 과도한 권한을 주는 것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위임목사의 경우 사실상 임기 제한이 없어, 목사의 월권을 견제할 수 있는 아무런 장치가 없다고 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민주적 정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박종운·방인성·백종국·윤경아)는 10여 년 전부터 모범 정관 제정 운동을 벌여 왔다. 교회 갈등의 원인 대부분이 목사들의 비리에 있지만, 여러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노회와 총회는 목회자를 두둔하는 경향이 있다. 모범 정관이 수립되면 개교회의 행정적·재정적 갈등이 더 이상 노회나 총회와 같은 치리회로 전이될 이유가 없으므로, 교회 내부 갈등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012년 개혁연대와 <뉴스앤조이>가 함께 발간한 <모범 정관-건강한 교회의 기본>에는 구체적인 정관의 예와 이를 적용한 교회 사례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