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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 "몰랐다"는 말로 여성 사역자 차별 외면하는 예장합동 목사들 (뉴스앤조이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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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24-09-05 10:53 / 조회 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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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교단 목사나 총회는 여성 안수를 허용하라고 말하면 항상 성경적 신학적 논의가 아직 충분치 않으며 성경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순진하게 여성 안수에 대한 성경적 신학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구약과 신약의 여성 리더들에 대한 글도 쓰고 그동안 잘못 해석되어 온 여성 본문에 대한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글도 많이 썼다. 그러면 예장합동 교단이 변할 줄 알았다. 

 

그러나 10여 년의 노력 끝에 깨달은 것은 예장합동 교단의 목사들이 말하는 성경적·신학적 논의가 부족하다는 말은 그냥 여성 안수를 하지 않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미 여성 안수 불가라는 입장을 정해 놓고 여성 안수가 가능한지에 대한 연구를 하지도 않았고 필자의 글이나 새로운 학자들의 글도 전혀 읽지 않았다. 이렇게 예장합동 교단은 여성 안수에 대해 아예 눈 감고 귀 막고 있기에 아무리 세계적인 신학자가 매우 논리적으로 신학적으로 여성 안수가 성경적이라고 말해도 믿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여성 안수가 성경적이지 않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예장합동 교단의 목사들에게 여성 안수 불가는 해석이나 시대적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시대적 해석(아디아포라) 영역이 아니라 진리와 신앙의 영역이기 되었기 때문이다. 칼빈의 후예를 자처하는 예장합동은 칼빈이 시대적 해석 영역에 놓은 문제를 불변의 진리 영역으로 옮겨버린 것이다. 

 

이런 이유로 총신과 예장합동은 1996~1997년에 여성 안수 불가라는 방침을 천명한 이후 재작년까지 공식적으로 여성 안수에 대한 논의와 연구를 일절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총신과 예장합동 교단의 여성 안수에 대한 논리는 25년 전 <신학지남>의 논리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5년간 구약과 신약의 해석학적 방법론은 많은 학문적 성과를 이루었고 한국교회 강단은 새로운 해석을 따르는 설교로 채워지고 있다. 아마 지금 대부분의 50-60대 목사들 가운데 신학교에서 배운 그대로 성경을 해석하며 설교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목사들이 새롭게 해석된 성경을 배우기 위해 성경 세미나를 부지런히 찾아다니고 있다. 

 

그런데 오직 여성 안수에 대한 본문만은 이런 시대적 흐름을 역행하여 문자적 해석에 매달리고 있다. 얼마 전 총회 여성 사역자 관련 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더니 자신들이 그렇게 무시한 것은 아니라고 항변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들의 직무 유기에 대한 빈약한 변명일 뿐이다. 그래도 살짝 변한게 있다면 예전엔 이런 변명도 없이 여성의 목소리를 완전히 무시했다면 이젠 이런 변명이라도 하며 여성과 사회의 눈치를 보는 정도이다. 

 

교단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특히 교단의 신학적 방향을 정하고 이끌어 가는 신학자들과 총회 임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 예장합동 교단에서 여성 안수에 대한 신학적 논의가 답보 상태에 있는 일차적 책임은 총신 교수들에게 있다. 이들이 성경 해석의 책임을 지고 있는 지도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은 총회의 대변인 역할을 하거나 침묵으로 그들의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몇 해 전 총신의 한 교수가 총회의 요청으로 여성 리더십과 안수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하니 나에게 자료를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 그래서 그동안 열심히 여성 안수 지지를 위해 쓴 글과 자료를 보내 주었다. 그런데 그 자료를 통해 필자가 받은 연구 결과물은 여성 안수를 반대한다는 글이었다. 그는 이미 여성 안수 반대라는 총회의 입장을 정한 뒤 그에 맞추어 글을 썼기 때문에 새로운 연구를 받아들일 여지도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적으로 총신 교수들을 만나면 여성 안수에 찬성한다며 10년 안에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많이 들었다. 솔직히 필자 앞에서 여성 안수를 반대한다고 말한 사람은 없다. 그런데 그들 중에서 공식적으로 여성 안수를 찬성한다는 글이나 발언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것은 총회 임원들도 마찬가지이다. 개인적으로 만나면 여성 안수를 찬성한다며 얼마 지나면 여성 안수는 이루어질 것이라는 위로 아닌 위로를 한다. 하지만 그들이 총회나 총회의 공식적인 자리 혹은 교단의 중요 자리, 하다 못해 자신의 교회에서 여성 안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는 소식을 접해 보지 못했다. 

 

그들의 입장이 여성 안수에 대해 찬성하는 것이지만 교단의 압력 때문에 침묵하는 것인지, 아니면 필자 앞이나 사람들 앞에서 여성 안수를 반대한다고 하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가부정적이고 정의롭지 못한 사람으로 인식될 염려가 있기 때문에 침묵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학자적 양심을 속이고 신앙적 양심을 속이고 찬성하지만 침묵하는 것인지, 아니면 찬성하지 않으면서 사람들 앞에서 상식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필자는 알 수 없다. 진실은 하나님만이 알고 계실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들은 침묵을 통해 예장합동 교단의 여성 안수 불가를 옹호하고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말해야 하는 상황에서 침묵은 강력한 지지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예장합동 목사 대다수의 무관심이다. 예장합동 교단이 여성 안수를 하지 않는 것 때문에 여성 사역자들이 고통받고 교회와 교단을 떠나고 있으며 교단이 사회적으로 여성을 차별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는 것을 모르거나 모르는 척하는 것이다. 대다수 목사는 여성 안수 문제를 나와 우리 교회와 우리 교단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여성 안수 문제는 단지 총신 신대원을 나온 몇몇 여성 사역자의 문제이며 자신과는 무관한 것으로 생각하고, 교회 사역을 열심히 하는 것이 그들의 사명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말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들은 여성 안수 불가의 기저에는 ①여성을 남성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비성경적 사상이 놓여 있고 ②이 생각이 교회의 곳곳에 도사리고 있으며 ③그 사상이 현재 교회 내에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을 외면한다. 대부분 교회에서 대놓고 여성이 열등하다거나 남녀를 차별하는 설교나 발언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과 이것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무지와 무관심이 그들에게 여성 차별을 방관하고 참여하는 죄에 대한 면죄부가 되진 않는다. 그들은 신학교 동기 여성의 부르짖음을 외면했고 차별받는 여성 사역자의 어려움을 방관했으며 여성을 차별하는 구조를 공고히 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그리스도의 몸으로 하나인 교회를 남녀로 가르고 상하로 갈라 분열시켰다. "몰랐다",  "관심 없다"고 말하는 대다수 목사로 인해 예장합동 교단의 여성 차별은 지금까지 지속되었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예수님은 "누가 우리의 이웃인가?"라고 질문하시며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를 하셨다. 강도를 만나 죽을 위기에 있는 사람을 보았지만 돕지 않고 지나갔던 레위인, 제사장은 그들의 이웃이 아니었다. 환자에게 관심을 주고 기꺼이 시간과 돈을 제공한 사마리아 사람을 진정한 이웃이라고 말씀하셨다. 같은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같은 신학교에서 같이 공부하고 같은 교회를 섬기는 여성 사역자들이 차별당하는 것을 보면서 당연하다고 생각하거나 그렇게 아픈지 몰랐다고 말하거나 그냥 외면하는 것을 예수님은 과연 정당하다고 보실까? 

 

몇 년전에 이 본문으로 교단 내의 여성 전도사를 어려운 이웃으로 보아야 한다는 글을 예장합동 교단에 투고한 적이 있다. 원래는 교단 내의 여성 사역자에 대한 글을 연재로 싣기로 얘기가 되었는데, 첫 번째 글이 나간 후 연재는 없던 일이 되었다. 이 글이 상당히 불편했던 모양이다. 이것이 예장합동 교단의 현실이다. 

 

만일 여성을 교회의 일원으로, 이웃으로, 나의 자매이자 동역자로 여겼다면 그들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며 교회의 아픔이라 여기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을 것이다. 이렇게 남성과 여성을 철저히 가르고 여성에게 무관심한 곳이 과연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나라이며 하나님 자녀의 삶의 방식인지 우리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하나님나라는 내 옆에 있는 나의 이웃의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 연대할 때 확장되어 간다. 아무쪼록 이제 침묵과 무관심에서 벗어나 여성 안수를 위해 모두가 목소리를 내 주길 희망한다. 

 

※ 여성 안수를 지지하는 그리스도인 1000명 서명운동

서명 링크: https://bit.ly/여성안수지지선언 

 

박유미 / 비블로스성경인문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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