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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뜻' 놓고 크리스천 NOW와 샬롬나비 공방 [뉴스앤조이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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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4-07-14 10:17 / 조회 1,2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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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뜻' 놓고 크리스천 NOW와 샬롬나비 공방
윤경로·박득훈·백소영, 한국교회의 지배자적 논리 지적…샬롬나비, "개혁신학 왜곡"


문창극은 지나갔지만 '하나님의 뜻'이라는 난제는 남았다. 이 모호한 말을 두고 기독교계에서는 여러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모든 역사를 하나님이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기독교인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문창극 씨의 말처럼 민족의 수난과 아픔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는 것에는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역사를 통해 드러난 하나님의 뜻은 과연 무엇일까.

CBS 시사 프로그램 크리스천 NOW가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가? - 문창극이 던진 숙제'라는 주제로 진행한 대담을 6월 27일 방영했다. 대담에는 전 한성대 총장이자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 윤경로 교수와 새맘교회 박득훈 목사, 이화여대 백소영 교수가 참여했다. 이들은 문창극 씨의 발언이 약자가 아닌 지배자의 위치에서 하는 말이며, 인간의 의지를 배제한 운명론적인 관점에 치우쳐 있다고 평했다.

▲ CBS 시사 프로그램 크리스천 NOW가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가? - 문창극이 던진 숙제'라는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사진은 대담에 참여한 패널로 왼쪽부터 새맘교회 박득훈 목사, 전 한성대 총장이자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 윤경로 교수, 이화여대 백소영 교수. 이들은 문창극 씨의 발언이 약자가 아닌 지배자의 위치에서 하는 말이며, 인간의 의지를 배제한 운명론적인 관점에 치우쳐 있다고 평했다. 한편, 크리스천 NOW가 방영된 지 열흘 후인 7월 8일,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은 이를 반박하는 논평을 내놓았다. 또 진보적인 인사들이 번영을 추구하는 승리주의를 비판하는 것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고 하고, 논평 끝에 한국교회 보수와 진보 진영이 각자의 약점을 인정하고 소통해야 한다고도 호소했다. (크리스천 NOW 동영상 갈무리 편집)

패널들은 문창극 씨와 그를 지지하는 목사·신학자들이 역사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봤다. 윤경로 교수는 "어느 민족이나 열등한 부분이 있고 우등한 부분이 있는데, 문 씨는 열등의식으로 역사를 보는 '자학적 역사관'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은 문 씨만의 독특한 역사관이 아니라, 한국교회 교인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는 우리나라 역사 교육이 사실에 바탕을 두지 않고 이념에 바탕을 두기 때문이라고 했다.

백소영 교수는 지배자의 논리로 역사를 해석하는 기독교인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19세기 제국주의가 창궐할 때 가난하고 열등한 문명은 도태되는 게 옳다는 '사회진화론'이 발전했다며, 일제강점기에도 윤치호 같은 인물이 이런 식의 사고를 기독교와 접목했다고 말했다. 일제의 우월한 문명이 조선을 발전시켰다는 논리가 현재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도 흘러내려 왔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이런 식민 사관을 가지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게 진짜 문제라고 백 교수는 말했다.

물질적으로 가난한 상태에서 부유한 상태가 되었다는 게 반드시 하나님의 뜻은 아니라고 박득훈 목사는 말했다. 그는 경제성장을 하나님의 축복으로 보는 것이 바로 승리주의와 번영신학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을 숙명론적으로 쓰는 것도 경계했다. 역사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하나님의 뜻'으로 치환해 버리면, 거기에 인간의 의지나 책임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문창극 씨는 하나님의 뜻만 강조했지 인간의 책임 의식을 얘기하지 않았다. 박득훈 목사는 문 씨가 제국주의 열강들의 책임을 말하지 않았으니, 교계 지도자들이 섣불리 지지를 선언하지 말고 오히려 물어봤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데, 마치 문 씨가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책임을 균형 있게 말한 것처럼 해석하는 기독교 지도자들은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경을 통해 드러난 하나님의 뜻에 대해 백소영 교수는 두 가지 방향으로 정리했다. '살아라'라는 창조 명령과, '살려라'라는 구원 명령. 이에 반해 '자기 확장'과 '자유에 대한 포기'는 죄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이것이 100% 하나님의 뜻이다'라고 장담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며, 성경이 말하는 창조 명령과 구원 명령의 방향으로 살아가는 게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길이라고 봤다.

샬롬나비, "문 씨 발언은 고차원적 하나님의 섭리 표현"

크리스천 NOW가 방영된 지 열흘 후인 7월 8일,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샬롬나비·김영한 대표)은 이를 반박하는 논평을 내놨다. 샬롬나비는 문창극 씨의 발언이 하나님의 정의를 부정한 게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고차원적인 섭리를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패널들이 말한 숙명론이나 승리주의도 문 씨의 발언을 오해한 것이라고 했다. 샬롬나비는 지난 6월 23일 <국민일보>와 <조선일보>에, "문창극 후보의 역사관은 식민 사관이 아니라 신앙적 민족 사관"이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발표해 문 씨를 옹호한 바 있다. 이 성명에는 교계 저명한 인사들의 이름이 많이 올라가 한동안 대중의 구설에 올랐다. (관련 기사 : 홍정길·이동원·김인중 목사 등 문창극 지키기)

샬롬나비는 "민족의 수난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이 하나님의 정의를 부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나님은 불의한 강자의 편이 아니고 그들에 의해 억압당하는 의로운 약자의 편임을 분명히 했다. 문창극 씨의 말을 불의한 강자의 악행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둔갑시키는 것은 왜곡이라고 말했다. 문 씨의 말의 진의는 "정의의 하나님이 악한 자를 들어 그보다 선한 자를 징계하고 연단하신다"는 것이라고 했다. 샬롬나비는 하박국 선지자를 예로 들며,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것이 모순된다고 여겨질 수 있지만, 이는 인간의 이해를 넘어선 하나님의 섭리라고 설명했다.

일제강점기와 남북 분단, 한국전쟁을 하나님의 섭리로 보는 관점이 반드시 인간의 자유의지를 부정하는 숙명론으로 귀결되지도 않는다고 했다. 문 씨는 이 대목에서 단지 역사 진행의 원리인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한 것이라고 샬롬나비는 해명했다. 하나님의 절대 주권 신앙을 숙명론으로 매도하는 것은 성경적인 종교개혁적 신앙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샬롬나비는 진보적인 인사들이 번영을 추구하는 승리주의를 비판하는 것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고 했다. 오늘날 대형 교회들과 많은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번영신학과 승리주의에 물들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한 민족이 시련을 통해 번영을 이루고 이를 통해 세계사적인 사명을 감당하게 된다는 주장을 오로지 승리주의로 환원하는 것은 하나님의 복 주심에 대한 오해라고 했다. 정의의 하나님은 의인들에게 복을 주시고 악인들을 심판하신다는 것이다.

샬롬나비는 논평 끝에 한국교회 보수와 진보 진영이 각자의 약점을 인정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보수 진영이 그동안 하나님의 정의의 편에 서지 못하고 강자의 편에 섰던 것을 반성하고 진보 진영의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샬롬나비는 하나님의 뜻에 대한 주장은 보수나 진보를 떠나 한국교회와 사회의 평화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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