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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극우 세력과 손절하기 위한 개신교의 몸부림 (평화나무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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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25-03-19 11:01 / 조회 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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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국면 가운데 한국교회는 극우 세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문재인 정권 당시 두각을 드러내 극우 집회를 이어오던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씨를 필두로 지난해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 예배를 주도했던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가 ‘세이브코리아’를 만들며 정치 행보를 이어갔고, 한국교회는 어느새 극우 세력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거기에 많은 교회가 침묵으로 동참·일관하면서 일반 시민사회에서 교회는 극우의 상징이 됐다. 

 

어느새 극우의 상징이 된 한국교회 내에서 이제라도 극우 세력과 손절하기 위한 몸부림이 일고 있다. 

 

극우 개신교 간접적으로 지지해 온 한국교회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지난 12일 긴급 간담회를 열고 한국교회와 극우의 위험한 동행에 대해 진단했다. 기숙영 사무국장은 “전광훈과 손현보 현상을 넘어 그로 인해 파생되는 한국교회 전반적인 문제와 분열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번 간담회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패널로 참석한 하나세정치신학연구소 박성철 소장은 “반공주의에 찌들어있던 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지금의 전광훈 현상, 아스팔트 기독교가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한다”며 “말 그대로 교회가 돈을 위해 정치를 팔아먹는 현상인데, 이런 것에 대해 교회가 지금까지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전광훈이나 손현보 현상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을 뒤에서 간접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이라며 “뒤편에는 결국 자기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자기 이권을 지키려는 한국 기독교 근본주의적인 대형 교회들이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독교 극우 문제를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단순히 이 둘을 제적하거나 이단으로 규정하는 것과 더불어 ‘이데올로기를 위해 종교를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식의 사회적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공적 영역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어떤 게 활동하는 게 올바른 신앙의 모습인지 토론해야 한다”며 “교단마다 이단에 대한 기준들이 다르기에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그걸 위해서 지금이라도 함께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결국 자신이 믿는 정치적 지향을, 종교적인 방식으로 계속 왜곡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왜곡된 정치의식이 단순히 정치의 영역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신앙에도 영향을 미쳐서 어떤 정치의식을 따라오지 못할 때 그들을 반기독교, 비기독교로 몰아붙일 가능성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하나님의 말씀 아닌 정치적인 신념이 기준, 일종의 우상숭배” 

 

손현보 목사와 같은 교단에서 목회하는 ‘주님의보배교회’ 김형태 목사는 “교회가 침묵하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며 “예컨대 우리 교단에서 손현보 목사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면 즉각 반발이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비판에 서명하면 ‘서명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다 색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니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렇지만 우리는 바른길을 가야 하기에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개신교의 극우 현상은 하나님 위에 정치적인 이념이 있고, 정치적 이념이 자기 생각과 맞으면 다 동조한다”며 “하나님의 말씀이 기준이 아니라 정치적인 신념이 기준이 된, 일종의 우상숭배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회원인 박은주 집사는 지난 1월 말 교회를 떠났다며 “내란으로 야기된 이 나라의 긴박한 상황에 대한 기도는 전혀 없었다. 이 상황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고 어떻게 참여해야 하는지 이야기가 전혀 없었다”며 “오히려 가짜뉴스를 믿고, 대표 기도할 때 언급하는가 하면, 교회 내에서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생각을 나누는 게 굉장히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박 집사는 “강단에서 일방적으로 선포되는 목사 또는 리더들의 말을 받아들이는 훈련이 평신도들로 하여금 혐오나 배제를 무의식적으로 갖게 했다”고 회상했다. 

 

“가장 비민주적인 곳이 교회·· 기존 교회 망해야 교회개혁 돼” 

 

이번 긴급 간담회에서는 기존의 교회 대신 새로운 교회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고문 방인성 목사는 “전광훈 씨나 이런 사람들을 교단에서 제대로 치리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들이 모두 한통속이기 때문이다”라며 “지금이라도 한국교회가 전광훈, 손현보뿐만 아니라 교회를 어지럽히고 마치 자기가 왕이나 된 것처럼 행사하는 이들을 교단과 노회에서 축출해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 목사는 “교회개혁 운동을 20년 넘게 했는데, 대화하거나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좋지만, 쉽지 않다”며 “한국교회가 가장 비민주적인데 교회 내에서 대화나 질문, 토론, 정치적인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이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탄핵정국에서 드러난 한국교회의 민낯, 전광훈, 손현보가 곧 한국교회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교회개혁의 길은 기존의 한국교회가 망해야 한다”고 다소 강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우리 안에는 ‘교회는 안 망한다’는 잘못된 인식, 환각이 깔려있다”며 “교권주의나 제도권에서 탈 교회를 해야 하는데, 진보나 보수 모두 탈 교회를 못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교회 운동, 새로운 신학 운동, 새로운 복음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전광훈, 손현보는 목사가 아니다’라고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계 주의 이원론을 혁파해야” 

 

교회개혁실천연대뿐만 아니라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도 지난달 27일 ‘극우주의와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포럼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발제를 맡았던 서강대학교 서명삼 교수는 전광훈·손현보 목사 등 개신교 내 극우주의 세력들이 미국의 트럼프 주의, 은사 주의, 신사도 주의의 깊은 영향을 받고 국내 정치·사회·경제적 영향 아래 토착화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 교수는 “국내 개신교계의 극우화 연구에 있어 전면적인 이론·방법론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공동대표인 구교형 목사도 “국내 개신교계의 극우화에는 반공주의·가부장적 권위주의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교회가 다시 사회적인 목회로 시민들에게 다가가야 하며, 한국 보수 개신교계의 오랜 고질병인 타계 주의 이원론을 혁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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