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청년이 말하는 '교회 떠나는 이유' (평화나무 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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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25-07-01 09:46 / 조회 19 / 댓글 0본문
20·30 기독교인 비중이 20년 만에 3분의 1로 줄어들며, 한국교회가 직면한 ‘청년 이탈’ 위기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에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지난 26일 ‘청년이 거부하는 교회? 청년을 거부하는 교회!’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고 청년 이탈 현상 이면에 있는 구조적인 문제와 신앙의 본질을 향한 청년들의 고민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교회, 교세 확장이나 존속 위해 청년 이용해”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 2030’의 김자은 청년은 교회가 청년을 환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조건이 숨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청년이 오면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듯하지만, 그 환대는 종종 교세 확장이나 조직 유지라는 목적을 전제로 한다”며 “노동력, 에너지, 재생산 가능성 등 ‘청년’이라는 이름 뒤에 기대하는 기능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방식은 청년을 소비하는 사회의 시선과 닮아있다”며 “청년이라는 집단의 ‘쓸모’는 필요로 하면서도, 그 집단을 구성하는 개별 존재를 환대하지 않는 것이 오늘날 교회와 사회가 청년 문제를 풀지 못하는 근본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교회가 아닌, 다른 형태의 모임에서 신앙을 지속하려는 청년들과의 경험을 나누며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밝은 행사가 아니라, 존재의 고유함을 인정받고 진정한 관계와 영적 나눔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교회 청년들에게 마땅한 롤모델 없어”
교회개혁실천연대 청년위원회 김영준 위원은 청년들의 교회 이탈이 신앙심이 약해져서가 아니라, 교회가 본질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23년 기독 청년 인식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청년들이 지적한 이탈 사유는 ‘겉과 속이 다른 그리스도인’, ‘공동체와 목회자로부터의 상처’, ‘목회자의 부도덕성’, ‘비민주적인 교회 구조’ 등이었다”며 “이러한 문제들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신앙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청년들은 외형적 성장이나 전통 유지를 넘어, 삶의 문제에 응답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본질적인 교회’를 기대하고 있다”며 “신앙이 약해서 떠나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기에 떠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세속화된 일상에서 신앙적으로 신뢰할 만한 롤모델이 없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교회가 소그룹이나 온라인 공동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청년이 신앙을 실천하고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청년 의제, 사실상 사라져·· 질문을 수용하는 안전한 공동체 돼야”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남기평 총무는 ‘청년 이슈’를 교회의 구조적 특수성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한국교회에서 청년 의제는 사실상 사라졌다”며 “과거 ‘자립’과 ‘독립’이라는 청년의 가치가 무너지고, 이제는 그저 지도력을 끌어다 쓰는 수단으로만 여겨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한국교회가 쇠퇴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청년 이슈는 선택이 아니라 교회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다.
남 총무는 현대 청년을 ‘핵개인 시대’의 주체로 설명하며, 위계적이고 일방적인 교회 구조 속에서 청년의 자율적 신앙이 자라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는 청년의 질문을 수용하고, 단일한 정답 대신 정체성의 다면성을 인정하는 안전한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